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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일차

이날 아침까지만해도 여행중 가장 힘든 하루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 셋중 그 누구도 하지 않았었다. 몸이 좀 많이 피곤하고 나의 오른쪽 무릎과 왼쪽 발목엔 언제나처럼 파스가 붙어있고 승우의 발가락에서는 피가 나고 있고, 영태의 가방은 점점 더 무거워저가고 있었지만 단지 그런것은 우리에게 힘들다는 생각을 주지는 못하였다.

단지 이만큼-_-. 피곤할 뿐이었다.


2월 24일.
05:00 기상

여행중 가장 일찍 일어난 시각이다. 물론 잠을 잤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표현을 썼을뿐 -_-;;



일어나서 숙소나가기 전에 단체컷

카메라 조작의 어려움 때문에 단체사진을 찍는데 세번의 실패를 한 후에야 찍을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난것은 그날의 첫 기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계획대로라면 어제 정동진을 벗어났어야 했지만 우리의 무지함.. 때문에 기차시간을 알지 못했고, 오늘은 기차시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초 일찍 일어났어야 했다.



정동진역에서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


사진을 찍었을 당시는 조그마한 액정으로 확인하고 멋저보였는데 막상 컴퓨터로 옮기고 보니까 주변이 너무 어두워서 그런지 느린 셔터속도로 좀 이상하게 찍혀버렸다.


06:15
정동진역에서 안동역으로 가는 기차가 출발하였다. (13,400원)

엉덩이만 붙이면 영혼이 빠져나가는 우리들..


' 안동행 기차안.. 창밖의 풍경을 보고 있는데 풀리지 않은 피곤 때문에 잠들 것 같다. 생각했던 여행 경비보다 지출이 많아지고 있지만 걱정은 크지 않다. 걱정이 많으면 행복할 수 없지 않는가!'



10:15
안동역 도착.
안동역에 도착하자마자 역앞에 기다리고 있는 택시기사 아저씨들의 낚시가 시작되었지만, 우린 그런것에 신경쓰지 않고 역앞의 정보센터로 가서 하회마을로 가기위한 버스와 가격을 알아보았다.

안동역앞에서 커피한잔씩을 마시며 휴식을 하고있을때 난 기차에 장갑을 두고내린것을 알았고,(승우 장갑이었다) 승우에게 몹시 미안함과 추위에 떨게될 내 손을 보며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승우가 웃으면서 한마디 해 주었다.
"Gone is gone. Fun is fun."

앞으로 계속 하게될 여행속의 즐거움을 기대하며 우린 발걸음을 옮겼다.
새 장갑을 사기위해 천원마트로 -ㅁ-;;
'땡마트' 에 가서 천원짜리 100%레자 장갑을 구매하였다;;;
100%레자를 자랑하듯 가짜가죽 냄새가 가지실 않는다.

안동 시내에서 한줄에 1천원 하는 김밥 세줄로 아침밥을 해결하고 버스에 몸을 올렸다.


11:25
하회마을행 좌석버스가 출발하였다.
안동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46번을 타면 한번에 갈 수 있다.(1,650원)


12:00
삼십분만에 하회마을에 도착하였다. 하회마을 입장료를 내고 하회마을에 들어갔다.(2,000원)
마을 입구에서 지도를 보며 하회마을을 어디로 돌 것인지를 결정을 하고 있는데, 지도에 보이는 의아한 건물은...... 하회마을에 무슨 교회가 !?
그 이유를 곧 알 수 있었다. 하회마을은 전통마을로 지정되어 입장료까지 받고있지만 그 마을엔 그냥 사는 사람들이 있을뿐이고 단지 옛날 가옥에서 살고있는 농촌의 모습일 뿐이었다.

정말 너무 현대식이다.

너무 현대식일 뿐더러 하회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냥 장사꾼들로만 보였다. 마을을 둘러볼때 군대군대(조금 자주) 보이는 기념품 파는 사람들과 류성룡의 종가라는 팻말이 꼽아져 있는 가옥 옆에 붙어있는 알림글은 '류성룡 본가에서 하루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 민박' 이라고 써있는 것을 보았을때 참.... 할말이 없어졌다.






그냥 별 느낌없이 마을을 둘러보았고, 그나마 괜찮은 모습은 삼신나무 뿐이었다. 600살을 먹었다는 삼신나무지만 아무도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우리 옆에서 마을 안내를 하시던 분의 말씀이 떠오른다.
"제가 아주 어렸을때도 600년 됬다고 했는데 지금도 600년이라고 하긴 하는데 실제론 더 되었을 거에요"


삼신나무앞에 새끼줄에 한해 소원을 적어 꼽아 놓았다. 원래는 소원을 비는 나무는 아니지만;; 그래도 뭐라도 적어놓고 가고 싶었다. 하핫;;

영태 소원을 컨닝하는 승우군;;;
세살버릇 여든까지....



하회마을을 나오면서 찍은 낙동강.



13:30
도보로 하회마을을 탈출하다.
하회마을의 모습에 많은 실망을 한 우리들은 1분이라도 빨리 그 풍경에서 벗어나고싶었는지 한참을 기다려야할 버스를 버리고 당장 걸어서 나와버렸다.
걸어서 나오는 중간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였지만 기억나는건 '뿌뿌뿡' 때문에 길가다가 쓰러지는 영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쓰러질만한 이야기는 아닌듯 싶었지만, 승우의 입에서 쉴새없이 나오는 '뿌뿌뿡' 과 내가 옆에서 와우 케릭터들의 춤을 흉내낸것이 플러스 효과를 준 것 같다.


14:18
하회마을에서 나오는중간에 가장 처음 보이는 버스정류장에서의 휴식. 나가는 동안 계속 히치하이킹을 시도하였지만 그 누구도 우리의 모습에 신경쓰는 차량은 없었다. 버스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하는동안 그 옆의 슈퍼에서 영태가 물을 끓여왔다. 따뜻한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겼고 슈퍼 주인아주머니의 추천으로 병산서원에 들리기로 결정하였다.


15분 걸린다는 아주머니의 말만 믿었지만, 가도가도 병산서원은 보이지도 않는다. 병산서원은 커녕 길만 비포장으로 바뀌어버렸다.
비포장 도로가에서 무엇인가(?)를 하고있는 승우
병산서원으로 가는 우리들은 많이 지쳐있었다.


15:30
드디어 병산서원에 도착하였다.
15분 걸린다는 소린 거짓말인듯 우린 걸어서 1시간 20분 정도를 간 뒤에야 병산서원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하회마을에서 너무 큰 실망을 하고 온 탓인지 병산서원은 정말 멋있고 운치가 있었다.
아니, 하회마을에서 실망을 하지 않고 왔다고 하더라도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이다.




병산서원을 둘러보고 안동으로 나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동안 우리들의 눈에는 하회마을에서도 보였던 외국인 한명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사람의 모습은... '외로움' 이었다.
Albin 이라는 이름에 청년(우리와 동갑)은 시카고에서 학과 프로젝트를 할겸 관광겸 한국의 오래된 건물양식을 보러 왔다고 했고, 같이 사진도 찍었었는데 나와 승우가 나온 사진은 필카로 찍었고, 그 사진은 날라가버려서 Albin이 나온 사진은 이 한장 뿐이다.

지금도 Albin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Tom !?  Jone !?  pup;;;"


16:00
병산서원에서 안동행 버스 출발(1,100원)

내가 여행동안 들고 다니던 가방은 예전에 안경을 구입할때 공짜로 받은 가방이었는데, 역시 공짜값을 하는듯 어깨끈이 거의 끈어져가고있었고 난 항상 긴장을 하며 가방을 매고 벗었다. 가방끈이 끊어진 다음에 가방을 구입하는거 보단 그 전에 구입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 안동 시장에 들어가서 가방을 하나 구입을 하였고 시장을 나오다가 보이는 '보리밥 2000원' 이라고 A4에 적어서 가게 유리창에 붙여놓은 보리밥집에 들어가 2000원짜리 보리밥으로 저녁밥을 해결하였다.

18:15
청송행 버스 출발
여행일지를 쓰는 승우

다들 여행을 기록할때 영태는 논다 -_-;
그리고 쉴때 그 기록들을 밀린 숙제 배끼듯 자신의 노트에 옮겨 적는다.

도대체 뭘 보고 놀란거냐 승우 !!!!


20:10
청송 도착

청송에 도착하여 첫 느낌은

'유령도시' 였다.

청송 거리에서 돌아다니는 생명체는 우리 셋뿐이 보이지 않았다.
겨우 여덜시인데.....


청송에서 영태가 멋지게 통닭을 쏴서 간만에 배부르게 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정동진 피시방에서 찾아보았던 청송에 있는 단 하나뿐인 찜질방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 찜질방 아랫층에 있는 식당에서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좌절해버린 우리들.
쉴곳을 찾아 해메다가 결국 청송터미널 대합실에서 노숙을 결정하였다.

23:00
터미널 대합실 중앙에 있는 연탄난로에 불을 붙이다.
군대에서 신나게 피워대던 연탄덕분에 난 쉽게 연탄난로에 불을 붙일 수 있었고,
영태와 승우에게 '연타니스트' 라고 불리게 되었다 -ㅁ-;

연탄난로 하나에 의지하며 여행중 가장 추운날 청송에서 노숙을 하였다. 연탄난로에 빨래를 말리고 몸을 녹이며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 난 신기한 모습들을 보았다.

연탄난로앞에서 오징어처럼 구어지고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그렇게 청송에서의 추운밤이 지나갔다.



여행  |  2008/03/16 11:05
ㅋㅋㅋ
2008/03/18 20:49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솔직히 뿌뿌뿡이라는 말이 존내 웃기잖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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